영원한 사랑은 정말 있을까, 수십 년 지나도 사랑하는 부부를 연구해 보니
영원한 사랑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연구가 주는 답은 "누구에게나 저절로 주어지지는 않지만, 실제로 오래 이어지는 사랑은 분명히 있다"예요. 결혼한 지 10년이 넘은 미국 부부를 무작위로 조사한 연구에서 40%가 배우자를 "아주 강하게 사랑한다"고 답했어요.
가까운 사람의 배신을 알게 되면 "사랑은 결국 호르몬일 뿐인가", "내가 믿던 세상이 거짓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그 마음은 이상한 게 아니에요. 다만 몇 사람의 선택이 사랑 전체의 답이 되지는 않아요. 연구자들이 오래 사랑하는 사람들을 직접 들여다본 결과를 차근차근 정리해 볼게요.

1. 사랑은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어요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는 1986년 사랑을 세 가지 요소로 설명했어요. 가깝고 편하게 느끼는 친밀감, 설레고 끌리는 열정, 이 사람과 함께하겠다는 헌신(약속)이에요.
| 사랑의 형태 | 들어 있는 요소 | 특징 |
|---|---|---|
| 낭만적 사랑 | 친밀감 + 열정 | 설레고 가까운, 연애 초기에 흔한 모습 |
| 동반자적 사랑 | 친밀감 + 헌신 | 깊은 우정처럼 편안하고 오래가는 모습 |
| 완전한 사랑 | 친밀감 + 열정 + 헌신 | 세 요소가 모두 있는 사랑 |
이 이론에서 중요한 점은, 사랑이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섞인 것이라는 거예요. 열정은 시간이 지나며 모양이 바뀌기 쉽지만, 친밀감과 헌신은 함께 보낸 시간과 지킨 약속만큼 자라요. 그래서 "설렘이 줄었다"가 곧 "사랑이 끝났다"는 뜻은 아니에요.

2. 오래 사랑하는 사람의 뇌를 찍어 봤더니
사랑이 정말 호르몬의 장난일 뿐이라면, 오래된 부부의 사랑은 연애 초기와 전혀 달라야 할 거예요. 미국 스토니브룩대 연구팀(아세베도와 아론 등)은 이 질문을 실험으로 확인했어요.
- 평균 21.4년을 함께 산 부부 17명(여성 10명, 남성 7명)에게 배우자 사진을 보여 주며 뇌를 촬영했어요.
- 배우자 사진을 볼 때, 막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서 보이던 보상 관련 뇌 영역(복측피개영역 등)이 똑같이 반응했어요.
- 여기에 더해 부모와 아이 사이의 애착과 관련된 영역도 함께 반응했어요.
연구팀은 일부 사람들에게 오래된 배우자는 새로운 사랑처럼 여전히 소중하고, 동시에 애착과 평온함도 함께 주는 존재라고 해석했어요. 사랑에 호르몬과 뇌가 관여하는 건 맞지만, 그게 오래 지켜지지 못한다는 뜻은 아닌 셈이에요.

3. 숫자로 보면 생각보다 흔해요
뇌 연구는 사람 수가 적었어요. 그래서 같은 연구진(오리어리 외)은 2012년 미국 기혼자 274명을 무작위로 뽑아 물어봤어요. 결혼 10년이 넘은 사람 중 40%가 배우자를 "아주 강하게 사랑한다"고 답했고, 30년 이상 결혼한 사람 중에서도 아내의 40%, 남편의 35%가 같은 답을 했어요.

모든 부부가 그렇다는 뜻은 아니에요. 하지만 "오래 사랑하는 부부는 다큐에나 나오는 예외"라고 보기는 어려운 숫자예요. 오래 사랑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배우자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떨어져 있을 때도 상대를 떠올리고, 다정한 행동을 자주 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4. 오래가는 관계는 작은 순간에서 만들어져요
관계 연구자 존 가트맨은 부부들을 관찰한 뒤 6년이 지나 다시 확인해, 계속 행복하게 사는 부부와 헤어지거나 불행해진 부부를 비교했어요. 차이는 큰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순간에 있었어요.
상대가 "이것 좀 봐", "오늘 어땠어?"처럼 말을 걸 때, 행복하게 지낸 부부는 86%의 경우 상대를 돌아보고 반응했어요. 관계가 무너진 부부는 그 비율이 33%에 그쳤어요. 가트맨은 이런 작은 말 걸기를 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신호라고 봤어요.


5. 부모의 선택이 내 사랑을 정하지는 않아요
가족 안에서 신뢰가 깨지는 걸 보면, 나도 언젠가 같은 일을 겪거나 같은 사람이 될까 두려워질 수 있어요. 어릴 때 본 관계가 마음에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운명처럼 정해지는 건 아니에요. 사랑과 신뢰가 함께 가야 한다는 기준을 이미 마음에 품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어떤 관계를 만들고 싶은지 알고 있다는 뜻이에요.
- 다른 사람의 선택은 내 가치나 내 미래를 결정하지 않아요
- "영원한 사랑"은 처음부터 정해진 게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에 가까워요
- 지금은 답을 서두르기보다 마음을 돌보는 게 먼저예요
- 혼자 감당하기 힘들면 믿을 수 있는 어른이나 상담 창구에 이야기해 보세요

6. 마음이 너무 무거울 때
청소년상담 1388은 365일 24시간 운영돼요. 전화(휴대폰은 지역번호+1388), 1388 문자, 카카오톡 '청소년상담1388'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학교의 Wee클래스 상담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Q. 사랑은 결국 호르몬 작용일 뿐인가요?
A. 사랑에 뇌와 호르몬이 관여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평균 21년을 함께한 부부의 뇌에서도 연애 초기와 비슷한 반응이 보였어요. 호르몬이 관여한다고 해서 사랑이 가짜이거나 짧다는 뜻은 아니에요.
Q. 설렘이 사라지면 사랑도 끝난 건가요?
A. 스턴버그 이론으로 보면 설렘(열정)은 사랑의 세 요소 중 하나예요. 친밀감과 약속이 함께 자라면 설렘이 줄어도 깊은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Q. 부모가 바람을 피웠으면 나도 그렇게 될까요?
A. 어릴 때 경험이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결과가 정해지지는 않아요. 내가 원하는 관계의 기준을 알고, 그 기준대로 행동하는 선택은 언제나 내 몫이에요.
Q. 다큐에 나오는 평생 한 사람만 그리워하는 사랑은 진짜일까요?
A.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지만, 결혼 30년이 넘어도 배우자를 아주 강하게 사랑한다고 답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요. 드문 일이긴 해도 지어낸 이야기로만 볼 필요는 없어요.
참고 자료
- Sternberg, R. J. (1986). A triangular theory of love. Psychological Review, 93(2)
- Acevedo, B. P. 외 (2012). Neural correlates of long-term intense romantic love. 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 (pubmed.ncbi.nlm.nih.gov/21208991)
- O'Leary, K. D. 외 (2012). Is Long-Term Love More Than A Rare Phenomenon?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 Acevedo, B. P., Aron, A. (2009). Does a long-term relationship kill romantic love?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 The Gottman Institute, Want to Improve Your Relationship? Start Paying More Attention to Bids (gottman.com)
- 청소년1388 온라인 상담실 안내 (1388.go.kr)